뇌를 쉬게 하는 기분 좋은 소리
빗소리, 나뭇잎 밟는 소리, 옷감이 스치며 나는 소리, 종이에 연필 쓰는 소리, 기름에 식재료를 튀기는 소리··. ASMR의 소재는 참 다양해요. 한 가지 소리뿐 아니라 ‘비 오는 날의 카페’, ‘가을 숲속 캠핑’ 등 특정 상황 자체의 소리를 담아낸 ASMR 영상도 쉽게 찾아볼 수 있죠. 그런데 ASMR을 들으면 왜 마음이 편안해지는 걸까요? 왜 스르륵 잠에 취하는 걸까요? 분명한 건, 단순히 기분 좋은 소리여서 만은 아니라는 거예요. 우리 뇌가 일하는 구조와 관련되어 있어요.
나른한 쾌감 'ASMR' 그런데 무슨 뜻이지?
먼저 ‘ASMR’은 정확히 무슨 뜻일까요? ASMR은 ‘Autonomous Sensory Meridian Response’ 즉, 직역하면 ‘자율 감각 쾌락 반응’이라는 뜻이에요. 시각, 청각, 후각, 촉각, 미각 중 청각을 중심으로 하는 오감 자극에 반응하며,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심리적 안정감과 쾌감을 말해요. 이렇게 소리 자극을 통해서 느끼는 짜릿한 감각을 ‘팅글’이라고도 해요. 팅글은 (어떤 감정이) 마구 일다, 따끔거리다, 흥분 등을 뜻해요. 말 그대로, 온몸에 전율이 느껴지듯 기분 좋은 느낌을 말해요.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멀티테스킹족 하지만 뇌는 원래 멀티테스킹을 못 한다고요?
우리는 일상에서 시각, 촉각, 청각, 후각, 미각 등의 오감 중 한 번에 두 개 이상의 감각을 사용하곤 해요. 공부나 일을 하면서 노래를 들으며 커피를 마시거나, 번잡한 대로변에서 핸드폰을 보며 걷곤 하죠. 이렇게 매일같이 인위적인 자극 속에서 멀티태스킹을 하며 살지만, 사실 우리 뇌는 한 번에 두 가지 이상의 일은 하는 건 불가능에 가까워요.
노래하면서 춤을 추거나 피아노 연주를 동시에 수행하기도 하는 뮤지션을 떠올리며 의아할 수 있지만, 그건 뇌가 한 번에 두 가지 행동을 인식하는 것이 아니라, 뇌의 전환이 빠르거나, 엄청난 학습을 통해 몸이 자동화된 경우에요. 우리 뇌는 밀리세컨드(1/1000초) 단위로 움직이거든요.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는 굉장히 빠른 속도로 주의 전환을 하는 거죠. 또, 우리가 이렇게 여러 개의 사건 속에서 다양한 감각을 사용할 때, 우리 뇌는 열심히 일을 해요. 수많은 외부 자극을 처리하기 위해서요. 뇌가 1/1000초 단위로 전환하면서 외부 자극을 처리하다 보면 우리 뇌는 휴식하지 못하고 과로할 수밖에 없는 거예요.
매일 바다와 산으로 떠날 순 없으니까 과로하는 뇌에게 ‘휴가’ 같은 존재 ASMR
바쁜 일상을 보내면서 문득 '아, 바다 보고 싶다.' 생각한 적 있나요? 고요한 백사장 위로 파도가 바쁘게 오가며 흔적을 남겼다 지우기를 반복하는 모습, 쉼 없이 찰싹이며 부서지는 파도 소리를 떠올리면서요. 인위적인 자극이 없는 한적한 자연에서 지내다 보면 자연스럽게 마음이 안정되곤 하니까요.
ASMR 역시 상당히 정적이고, 조용해요. 게다가 한 소리만 집중해서 듣게 되고요. 그렇게 되면 뇌가 자극을 처리할 시간이 줄면서 뇌도 휴식할 수 있게 돼요. 뇌의 휴식이 몸과 마음의 안정에 도움이 된다는 건 이미 명상의 효과에 대한 연구를 통해 알려져 있죠. 그런 의미에서 ASMR의 인기가 꾸준히 높아지고 있는데요. 그만큼 우리 뇌와 몸이 휴식을 원한다는 것 아닐까요? 하지만 인위적인 자극이 없는 자연으로 매일 같이 떠날 수는 없으니, 우리가 뇌에게 휴가를 주는 방법은 잠시 내가 좋아하는 소리에만 집중해 보는 거예요. ASMR로 말이죠.
불면증 치료 그리고 델타파와 알파파
ASMR 속 바스락바스락 소리를 듣다 보면 스르륵 잠이 들기도 해요. 왜 그런 걸까요? 우리가 깊은 수면을 취하게 되면 델타파라는 뇌파가 나온다고 해요. 이 부분을 활용해 델타파를 ASMR로 만들어 빠르게 깊은 수면에 들도록 돕는 ASMR 전문 유튜브 채널도 있어요. 또 우리가 불안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을 땐 베타파라는 뇌파가 나오는데요. 이때 ASMR과 함께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 알파파 비율이 높아져 베타파가 감소한다고 해요.
ASMR이 숙면을 유도한다는 것은 정신과학계에서 이론적인 근거가 명확하게 발견된 것은 아니지만, 우리 뇌와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어떤 자극은 있다는 거죠. 불안감과 스트레스는 불면증의 주요 원인인 만큼 좋아하는 소리를 들으며 스트레스가 해소되면 어느 정도 불면증 완화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거예요.
잠깐! ASMR을 계속 들으면서 자나요?
만약 타이머 설정 없이 ASMR을 계속 틀어 놓은 채 잠이 들었다면 온전한 숙면은 어려울 거예요. 귀가 계속 소리를 듣고 있거든요. 귀에 일정 자극을 계속 주는 거니까요. 특히 이어폰을 착용하고 볼륨을 키운 상태라면 귀 건강에도 좋지 않아요. 숙면하려고 틀어둔 기분 좋은 소음이 귀를 잠 못 들게 할 수 있어요.
빗소리, 부스럭대는 비닐 소리 등 사람마다 안정을 느끼는 소리는 다르다고 해요. 그리고 ASMR의 효과는 꼭 ASMR 영상을 틀어놓지 않아도 얻을 수 있죠. 바로 일상에서요. 내 생활 안에서 뇌가 쉴 수 있는 기분 좋은 소리를 찾아보는 건 어떨까요? 커피그라인더로 원두를 가는 소리, 가위로 종이를 자르는 소리, 사각사각 연필 소리 등 한 가지 행동, 한 가지 소리에 잠시라도 집중하다 보면 뇌는 휴식하고 다시 일할 힘을 쌓을 수 있을 거예요. 바쁜 일상을 보내다 휴가를 다녀오면 정신이 맑아지는 것처럼요.
하지만 잠이 오지 않는다고 매일 같이 ASMR을 틀어놓거나 너무 의존하다 보면 오히려 강박이 생길 수 있어요. 가끔 단 초콜릿을 꺼내 먹듯 힐링과 숙면이 필요할 때 활용하는 걸 추천해요.
ASMR을 들으면 왜 까무룩 잠이 들까? 3줄 요약.zip
1. 매일 다양한 자극 속에서 한 번에 여러 가지 행동을 하며 살아가는 우리에게 뇌의 휴식은 매우 중요!
2. ASMR 즉, 마음을 쉬게 하는 기분 좋은 소리를 들으면 몸과 마음, 뇌가 휴식할 수 있다.
3. 무엇이든 과하면 독! 마음의 안정과 숙면을 위해 ASMR에 너무 의존하는 것은 금물! 강박이 생기지 않을 정도에서 적당히 활용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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