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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가 알려주는 가을맞이 정리 비결!

겉보기에 단순해 보이는 정리 정돈. 제대로 맞닥뜨리게 되면 한숨부터 쉴 때가 많아요. 그래서 우리는 전문가를 만나 이 문제를 진지하게 논의해 보기로 결심했어요. 정리, 도대체 어떻게 하는 건가요?

정리 전문가, 정희숙

평범한 두 아이의 엄마였던 희숙님은 마흔 살에 정리 분야의 일을 시작했어요. 다년간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3,000개 이상의 집을 컨설팅한 그는 차별화된 전문가의 노하우로, 한 사람이 아닌 가족 구성원 모두가 행복한 정리를 도와주고 있답니다.

정리가 가진 힘은 뭘까?

<청소력>의 저자인 마쓰다 미쓰히로는 내가 머물고 있는 공간이 곧 나이며, 나의 마음 상태와 인생까지도 나타낸다고 말했어요. 실제로 자신의 집을 ‘복잡하다’, ‘어수선하다’고 느끼는 주부는 ‘편안하다’, ‘휴식을 준다’고 생각하는 주부보다 스트레스 호르몬 수치가 더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었죠.(성격과 사회 심리학회지, 2010년) 3,000여 개의 컨설팅을 바탕으로 정리 전문가가 된 희숙님은 정리에 대한 개념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했어요.

Q. 정리 전문가이기 이전에 희숙님의 정리 정돈 스타일은 어땠나요.

전업주부였을 땐, 물건들이 테이블 위나 서랍 밖에 나와 있으면 안 된다는 것에 집착했어요. 이 물건을 어디에 쓸지, 얼마나 자주 쓸지 고민하지 않고 무조건 수납하려고만 했죠. 모두가 그러하듯 그게 정리 정돈인 줄 알고 있었거든요.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알게 됐어요. 제가 정리를 잘한 게 아니라 일종의 청소 강박이었다는 사실을요. 정리를 잘했다면 테이프를 어디에 넣어 두었는지, 가위는 어디 있는지 알아야 했는데 기억나질 않았어요. 내 물건인데, 내가 어디에 두었는지 모른다는 사실이 절 무기력하게 만들었죠.

정리 전문가가 되어 정리를 ‘제대로’ 하고 나니 초조함이나 불안감 같은 게 느껴지지 않았어요. 자기 상황을 통제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고, 나다운 집에서 나답게 살 수 있었어요.

희숙님이 말하는 '정리가 주는 일상 케어 효과'

집중력이 향상되어 업무 생산성이 올라간다.

공간의 효율성이 극대화되어 생활 편의성이 증가한다.

시간과 에너지를 아끼고 필요한 곳에 집중시킬 수 있다.

우리 집에 죽은 공간이 있다?

희숙님이 저희한테만 알려준 얘긴데요. 자기 집이 부담스럽다거나 갑갑하게 느껴진다면 죽은 공간이 있는지 살펴보래요. 왠지 모르게 섬뜩하지만, 죽은 공간은 쉽게 말해 사용자가 쓸 수 없어서 버려진 공간을 말해요. 길어도 너무 긴 복도, 가구를 놓기에 애매한 돌출 구조, 사용자의 잘못된 가구 배치로 비워진 자리 등이 이에 해당하는데요. 희숙님은 우리 집에 죽은 공간이 있는지 확인할 방법과 다시 살려낼 방법이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했어요.

STEP1. 가구 수에 맞춰 공간 N분의 1 하기

정리를 의뢰한 고객님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들이 있어요.

아빠: “제 공간은 없어도 돼요. 저는 잠만 자고 가니까요.”
엄마: “제 공간은 없어도 돼요. 우리 아이들 방이 쾌적하다면 만족해요.”

이럴 때 저는 가구 수에 맞춰 공평하게 집을 나눠야 한다고 말씀드려요. 30평인 집에 4인 가족이 산다면, 정확하게 N분의 1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설득하는 편이죠. 죽은 공간은 ‘공간’에 대한 잘못된 개념으로부터 출발해요. 물건이 많다고 느끼는 것도 기준과 원칙이 한쪽으로 치우쳐 있어서예요. 정리의 필요성을 느낀다면, ‘물건을 버려야겠다’ 이전에 ‘공간 배분이 잘못됐다’를 먼저 인지하세요. 가족 구성원 모두에게 각자의 공간을 만들어 주는 것이 정리의 제대로 된 스타트 라인이에요.

STEP2. 집 안 가구 비중 확인하기

우리 집의 실 평수, 내 방의 크기를 잘 모르는 상태로 가구를 사면 어떤 일이 발생하는지 아세요? 가구가 집안을 잠식해요. 저는 가구가 집안의 3분의 1을 넘기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집이 좁아서 더 큰 평수로 이사를 준비 중이다’라는 고객들을 보면 대부분 집에서 가구의 비중이 3분의 2를 넘겨요. 예를 들면 이런 거죠. ‘우리는 잠자는 게 중요해서 패밀리 사이즈 침대를 고수한다’고 말하는 분들. 이런 경우엔 안방에 있어야 할 화장대나 사이드 테이블이 거실로, 옆 방으로 밀려나기 때문에 집이 답답해 보여요. 여러분도 오늘 집에 가셔서 집안에 가구가 3분의 1을 넘기는지 꼭 확인해 보세요!

버리는 것도 원칙이 필요해요

정리는 버리는 것에서부터 시작이라고 해요.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버려야 하는 줄 알면서도 버리지 못하는 축에 속하죠. 옷만 하더라도 ‘살을 빼면 다시 입을 수 있을 테니까’, ‘비싸게 주고 산 거라 더 입어야 돼’, ‘유행은 다시 돌아온다고 하잖아’와 같은 이유로 옷장에 묵혀 두고 있으니까요. 희숙님에게 정리 정돈의 기본이 되는 ‘버리기’ 방법을 배워 볼게요.

STEP1. 정리의 첫 시작 : 현재 관심 분야 물품부터

정리를 떠올리면 눈앞이 캄캄해지는 분들이 많아요. 그럴 땐, 복잡하게 생각할 것 없이 현재 관심사부터 시작하세요. 자기가 제일 잘 아는 분야일뿐더러 수량도 가장 많을 테니까요. 제 경험상 요리가 취미인 분은 냉장고를 열었을 때, 음식이 가득하고 주방 용품이 많았고요. 음악 듣기가 취미인 분은 집안 곳곳에 비싼 스피커가 비치돼 있고, 방 하나가 앨범으로 차 있었어요. 집에서 가장 넓은 범위를 차지했던 물건들이 정리되고 나면, 다른 물건들을 정리했을 때와 비교해 공간의 확장감이 더 크게 느껴져요. 눈에 보이는 것부터 마구 쓸어 담던 정리보다 시간도 절약되기 때문에 정리에 대한 부담감 또한 많이 줄죠. 

STEP2. 품목별 재고 파악하기

우리는 그냥 버리는 게 아니라 잘 버려야 하잖아요. 이럴 때 필요한 게 바로 재고 조사예요. 내가 가진 걸 알아야 비로소 버릴 수 있거든요. 밥그릇은 몇 개, 수저는 몇 개, 냄비는 몇 개인지 눈으로 보고 기록하세요. 그리고, 그 안에서 우선순위를 매겨 보세요. 순위권에서 먼 것부터 차례로 버리면 돼요. 다들 ‘설레지 않으면 버리라’라고 하는데, 어떻게 설레는 것만 남겨요. 진짜로 쓸 것부터 남겨야죠. (웃음)

"저 많은 그릇 중에 자주 쓰는 건 4~5개 불과해요. 그렇다면, 적어도 이가 나가 있거나 금이 간 그릇, 무겁기만한 관상용 도자기 그릇 일부는 우선순위에서 제외해도 되겠죠?" (출처: 정희숙의 똑똑한 정리 유튜브 캡처)

STEP3. 과거가 아닌 현재에 집중하기

버릴 땐, 현재를 1순위로 생각하세요. 과거엔 일했지만, 지금은 전업주부라면 앞치마보다 정장을 버리는 게 먼저겠죠. 한 달 전까지만 해도 뜨개질을 했는데, 지금은 또 다른 취미에 빠졌어요. 그럼, 뜨개질을 버려야겠고요. 과거의 물건들은 가볍게는 옷부터 시작해 책, 가구 등 집안 곳곳에 자리해 있어요. 그러니 다시 한번 말씀드립니다. 현재의 나에게 집중하세요.

옷장 정리의 핵심은 옷걸이에 있다

집에서 품목당 가짓수가 제일 많은 것은 아무래도 옷일 거예요. 계절감 또한 뚜렷해서 가을이 오면, 여름내 입었던 옷을 넣어두고 따뜻한 옷을 꺼냈는데요. 희숙님이 말하길, 옷은 계절별로 정리하면 안 된다고 하더라고요? 왜 그런 거죠?

Q. 계절별로 옷 정리를 하면 안 되는 이유가 뭔가요.

물건이 눈앞에 보여도 사용할까 말까인데, 접혀 있거나 박스 안에 들어가 있으면 어떻게 될까요. 사람의 기억력에는 한계가 있어요. 임계점을 넘기면 그 물건은 제 기능을 못 하고 짐으로 전락하죠. 그런 이유로 저는 옷을 계절별이 아닌 품목별로 나누라고 권유해요.

Q. 품목별로 나눈 뒤엔 어떻게 정리하면 되나요.

옷걸이에 걸어야죠. 얇은 옷부터 두꺼운 옷 순으로 걸면 되고요. 가능하다면 속옷, 양말, 실내복, 일 년에 한 번 입을까 말까 한 수영복이나 한복 빼고는 다 거는 게 좋아요. 구김 안 가는 기능성 운동복까지도 말이에요. 물론, 집마다 상황은 다를 수 있어요. 그럴 땐, 가장 부피가 큰 패딩 하나, 그다음으로 큰 니트 하나쯤은 빼 볼 수 있겠죠. 패딩 하나만 빼도 면티 20장이 무리 없이 들어가니까요. 만약 3인 가족의 집에 옷장이 1~2개뿐이다라고 한다면, 저는 ‘패딩 3개를 빼고 60벌의 옷을 걸어두세요.’라고 조언할 것 같아요.

“옷을 접어서 보관하면, 하루 이틀 만에 배열이 흐트러지기 때문에 정리해 봤자 소용없다는 생각이 든다는 사람들이 많아요.”

[부록] 사무공간 정리하는 Tip

사무 공간은 몇 가지 원칙만 준수하면 깨끗함을 오래 유지할 수 있는데요. 희숙님은 다음과 같은 원칙들을 권유했어요.

첫째, 책상 위에는 오늘 쓸 물건 외엔 되도록 올려 두지 않는다.

‘오늘 쓸 물건’이라고 스스로에게 제약을 걸어 주면, 책상 위에 올라와 있는 물건들이 지저분하게 느껴지지 않을 거예요. 물론, 책상 위에 물건들을 넣어둘 정리함 하나쯤은 있는 게 좋고요.

둘째, 사용 빈도에 따라 서랍 칸을 구분해서 사용한다.

대부분의 사람은 개인용품과 사무용품으로 칸을 나누는데요. 저라면 그보단, 사용 빈도에 따라 물건들을 분류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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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칸은 매일 쓰는 것.  Ex) 노트, 볼펜, 양치 도구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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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칸은 일주일에 한두 번 쓰는 것. Ex) 물티슈, 명함, 커터칼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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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칸은 현재 진행 중인 문서들.

그리고, 여기서 또 하나. 서랍을 열고 위에서 내려다봤을 때 물건들이 뒤섞이지 않도록 칸을 나눌 수 있는 정리함이 있다면 더 깔끔할 거예요.

끝으로, 정리가 서툰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

“정리는 지금의 ‘나’를 돌보는 일입니다. 어질러진 물건들은 심리적으로 해결하지 못한 문제가 뭉쳐진 채 마음 깊은 곳에 있는 것과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집 안을 정리하는 일은 자신의 마음을 풀어내는 일이기도 합니다.” - 정희숙님의 책 본문 일부 발췌 -

정리를 언젠간 하긴 해야 하는데요. 그게 오늘이 아니라고 해서 기죽을 것은 없어요. 정리는 행위 그 자체보다 목적을 찾는 게 더 중요하거든요. 목적 없이 한 정리는 반드시 되돌아와요. 요요 현상처럼 말이죠. 그러니 나의 불안정한 마음을 잠재우고 싶을 때, 나의 고정관념을 깨고 싶을 때, 내 삶을 더 이상 방치하고 싶지 않을 때 하나씩 시작해 보세요. 그렇게 차근히 정리를 해나가다 보면 여러분에게도 저처럼 ‘인생이 바뀌었다’라고 생각되는 때가 분명 올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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