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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일 줄이는 방법

최근 근로시간 개편에 관한 논의가 이루어지면서 주 4일 근무제 도입이 화두로 떠올랐습니다. 주 4일제에 찬성하는 측은 업무시간이 짧더라도 효율적으로 일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반대 측은 업무 시간이 줄어 생산성이 떨어지면 국가 경쟁력도 떨어질 것이라고 하죠.
하지만 업무시간은 줄이되 생산성은 높일 수 있다면 어떨까요? 이 주제를 논할 때 빠질 수 없는 책이 있습니다. 바로 2022년 발간되자마자 전 세계적인 돌풍을 일으켰던 『가짜 노동: 스스로 만드는 번아웃의 세계』(데니스 뇌르마르크, 아네르스 포그 옌센 지음)인데요.
ⓒ이미지 출처 = 네이버도서
이 책의 두 저자는 일터의 시스템이 어떻게 과잉 노동을 불러오는지 탐구하며, 일하는 시간을 줄여 삶의 본질을 찾을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번 어킵에서는 가짜 노동을 점검하고 효율성을 높이는 방법을 소개할게요.
오늘의 a;keep 미리 보기 1. 가짜 노동 점검하기 2. 효율적인 조직이 되려면 3. 진짜 노동을 위한 시간 관리 방법

가짜 노동 점검하기

『가짜 노동』의 저자들이 말하는 가짜 노동이란, 실질적인 성과와 관련 없이 그저 바쁜 일 혹은 자기 발전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일입니다. ‘이 일은 무의미한 것 같은데…’하고 의심되는 게 있다면 그게 바로 가짜 노동입니다.
문제는 가짜 노동도 중요하고 긴급해 보일 수 있고, 진짜 노동과 뒤섞여 퇴근 시간이 늦춰질 수 있다는 점이에요. 꼭 필요한 일만 하며 지금보다 더 많은 시간을 쉬는 데 쓰면 좋을 텐데, 가짜 노동은 어쩌다 생겨났을까요?

파킨슨의 법칙과 ‘텅 빈 노동’

파킨슨의 법칙은 조직 운영에 관한 가장 중요한 이론 중 하나로, 주어진 시간이 늘어나면 노동도 그만큼 늘어난다는 개념인데요. 만약 어떤 사람들에게 10시간이 주어지면 10시간 안에 업무를 완수하지만, 똑같은 업무에 25시간이 주어진다면 놀랍게도 25시간이 걸린다는 것이죠.
왜 그럴까요? ‘바쁘지 않다’는 말은 사회적으로 금기시되어왔기 때문입니다. 상사는 부하직원에게 ‘할 일이 없다’는 말을 듣고 싶지 않거든요. 그래서 직원들은 자신의 필요성을 증명하고자 주어진 시간을 어떻게든 의미 있게 보내려 애쓰게 됩니다.
이때, 이들은 스웨덴 사회학자 롤란드 파울센이 말한 ‘텅 빈 노동’을 하게 되는데요. 텅 빈 노동의 유형으로는 빈둥거리기, 시간 늘리기, 일 늘리기, 일 꾸며내기가 있습니다. 텅 빈 노동이 개개인이 스스로 선택한 쪽에 가깝다면 가짜 노동은 명령받은 업무, 급여 받기로 한 업무 등 더 다양한 상황이 포함되는 조직적인 개념이라고 할 수 있어요.

혹시 나도 가짜 노동 중?

일터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첫 번째 과제는 가짜 노동을 걸러내는 일입니다. 여러분의 업무 중에도 해당되는 것이 있는지 체크해 보세요.
가짜 노동 LIST 누가 들어도 핵심을 정확하게 이해할 수 없는 업무 전혀 힘들지는 않은데 스트레스는 많이 받는 업무 무의미한 출장과 회의 아무도 읽지 않는 보고서 작성 의례적인 목표 설정과 절차 과도한 점검과 규정

효율적인 조직이 되려면

가짜 노동이 무엇인지 구분했다면 이를 줄일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조직문화가 하루아침에 새로워질 수는 없겠지만 매일 조금씩 변화할 수는 있어요. 관리직에 있는 독자라면 더 눈여겨 봐주세요.

회의의 시간은 짧게, 내용은 진검승부로

조금 과격하게 들릴 수 있지만 『가짜 노동』의 저자들은 오늘날 회의는 느긋한 시간을 보내는 합법적인 자리가 됐다고 말합니다. 회의를 소집하는 이유는 이것이 합리적으로 ‘보이기’ 때문이라고 하죠. 수많은 회의를 곰곰이 돌이켜보면, 한두 가지 안건 외에는 비생산적인 대화만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중대 결정을 하려 모였지만 결국 결론이 나지 않아 나중에 다시 메일로 논의하자고 하죠.
회의 시간의 최소 단위를 1시간에서 15분으로 줄이고, 회의의 목적을 ‘결론을 내는 것’으로 설정해 보세요. 실제로 손정의 회장이 참석하는 소프트뱅크의 회의에서는 누군가에게 의사를 물었을 때 “검토 중입니다”라는 말을 절대로 해서는 안 된다고 합니다. 손 회장에게 회의란 판단 재료를 한데 모아 의사를 결정하는 자리이기 때문입니다. 시간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기는 손 회장에게 모든 일은 ‘10초 이내의 판단이 축적된 것’이기 때문에 혼자 10초 이상 생각하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도 10초 이상 생각할 시간을 주지 않는다고 해요.

신뢰하는 분위기가 중요해요

신뢰는 복잡성을 줄이는 가장 중요한 방법 중 하나라고 합니다. 모든 걸 감시하고 수많은 보고서를 요구해서는 신뢰를 쌓을 수 없어요. 내가 먼저 상대에게 믿음을 보여주고 상대도 나를 믿는다면, 서로를 실망시키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는 선순환이 일어나게 됩니다. 더 나아가서는 내가 동의하지 않는 사항에 대해서도 동료가 나를 공격하지 않을 거라는 ‘심리적 안전감’이 생기죠.

진짜 노동을 위한 시간 관리 TIP

개개인이 당장 노동 환경을 변화시킬 수는 없어도, 자신에게 주어진 하루를 잘 경영할 수는 있습니다. 시간을 성공적으로 관리한다면 일을 빠르게 끝낸 후 남는 에너지를 삶의 다른 곳에 쓸 수 있을 거예요.

나의 ‘한계 작업 시간’을 파악하세요

한계 작업 시간이란 ‘한 가지 작업을 얼마나 오래 할 수 있는가?’를 뜻합니다. 사람의 집중력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업무에 들이는 시간을 늘린다고 해서 무조건 효율이 높아지는 게 아니라 어느 시점에서 반드시 단위 당 작업 효율이 떨어진다는 겁니다. 성실할수록 ‘조금만 더…’를 외치며 무한정 작업 시간을 늘리기 쉬운데요. 결과물은 시간에 비례하지 않기 때문에, 한계 작업 시간이 지났다면 다른 업무로 전환해 몸과 마음을 리프레시 하는 게 효율을 높일 수 있는 방법입니다.

목표는 명확한 ‘결과물’로 설정하세요

진짜 노동의 핵심은 노동을 시간으로 계량하는 것이 아니라, 정해진 시간 내에 일을 끝내는 데 있습니다. 하지만 막연하게 ‘내일은 오늘보다 더 열심히 일해야지’라고 생각한다면 확실한 결과물을 얻기 힘들겠죠. 목표를 명확한 결과물로 정의하면 일의 핵심에 더 빠르게 닿을 수 있을 거예요.
경쟁사의 고객 만족도 조사하기 (X) → 조사만 하고 문서 작성은 미루게 될 수 있음 → 경쟁사의 고객 만족도 보고서 작성하기 (O)

업무 시작 전, 상대의 기대치를 확인하세요

『10초 15분 1주일: 일 잘하는 사람의 시간 관리법』(미키 다케노부 지음)에 따르면, 상대방의 기대치를 이해할 때 업무의 1차 완결률이 올라간다고 합니다. 쉽게 말해 애초에 업무의 품질을 과도하게 설정하면 일이 끝나지 않는다는 겁니다. 상사가 간략한 텍스트 형태로 정리를 부탁한다면, 굳이 파워포인트를 켜 과잉 자료를 만들지 않아도 되는 거죠.
반대로, 나에 대한 상대방의 기대치를 조율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급박한 경우를 제외하고) 평일 정오까지 온 메일은 당일에, 그 이후에 온 메일은 다음 영업일에 대응한다고 조율해두면 서로의 업무가 편해지겠죠. 메일이 올 때마다 답장을 보낸다면 일의 양이 무한 증식해 아침에 세운 계획이 무너지게 될 거예요.
우리의 모든 일이 가짜 노동은 아니겠지만 그중 일부가 무의미한지 점검해 보는 과정은 꼭 필요합니다. 일의 효율을 찾음으로써 스스로의 행복을 위한 시간을 늘려가시길 어킵이 응원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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