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밝은지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2월입니다. 연초에 세운 계획과 다짐들은 순항 중인가요? 혹시 또다시 반복되는 현실에 치여 마음이 벌써 고갈되진 않았는지요. 2월은 다시 시작하기 좋은 때입니다. 일상이 흐릿해졌다고 느낀다면 오늘 소개해 드릴 ‘모닝페이지’에 도전해 보세요.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이게 되는 모닝 리추얼입니다.
오늘의 a;keep 미리 보기
1. 모닝페이지를 아시나요?
2. 모닝페이지, 이렇게 해보세요
3. 모닝페이지 툴(Tool) 추천
모닝페이지를 아시나요?
모닝페이지는 줄리아 카메론의 저서 『아티스트 웨이』에서 소개된 개념입니다. 줄리아 카메론은 소설가, 시인, 영화감독, 작곡가 등 다양한 방면에서 활동하는 예술가이면서 30년 넘게 전 세계적으로 '아티스트 웨이'라는 창조성 워크샵을 진행해왔습니다.
우리 모두가 직업적 아티스트는 아니지만, 일상의 어느 부분들에서 반드시 창조성을 발휘하게 됩니다. 엑셀 문서를 작성할 때, 회의를 할 때, 심지어 밥을 먹고 걸을 때에도요. 내면이 고갈됐을 때 일상의 해상도는 확연히 낮아집니다.
"패배감에 사로잡혔을 때는 내면의 창조성을 계속 떠받칠 수 있는 어떤 행동을 당장 해야 한다"
- 『아티스트 웨이』 중에서 -
줄리아 카메론은 우리에게 이토록 중요한 창조성이 마음의 안정감, 정체성, 힘, 개성 등을 되찾을 때 회복된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모닝페이지가 좋은 도구로 사용될 수 있다고 하죠.
손으로 쓰는 명상
모닝페이지는 한 마디로 ‘쓰는 명상’입니다. 매일 아침 ‘의식 속을 오가는 생각 구름을 기록’하는 것인데요. 줄리아 카메론에 의하면, 모닝페이지는 우리를 행동으로 이끈다는 면에서 다른 명상과 차이가 난다고 합니다. 부정적인 생각을 날려버리는 데 그치지 않고 ‘이걸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라는 질문과 정면으로 마주하는 것이죠. 모닝페이지를 쓰는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느끼는 감정은 개운하다는 겁니다. 나의 감정, 욕망 등을 의식의 흐름에 따라 쓰다 보면 어느새 내 안에 있던 답을 스스로 찾아내게 되죠.
기상 직후 45분
모닝페이지의 핵심은 일어나자마자 쓰는 것입니다. 칼 융 심리학에 따르면, 인간은 기상 직후 45분 동안 자기방어가 세팅되지 않아 가장 솔직한 이야기를 털어놓을 수 있다고 합니다. 하루를 마치고 적는 일기는 그날의 기록이 되기 쉬운 반면, 모닝페이지에는 더 날 것의 무의식을 담을 수 있습니다.
모닝페이지, 이렇게 해보세요
쓰기 전에
평소보다 45분 이르게 알람 설정하기
조금이라도 더 자고 싶은 아침에 45분을 할애하기란 분명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렇지만 이 ‘45분’은 아침잠과 맞바꿀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을지도 몰라요.
처음엔 몹시 피곤하겠지만, 모닝페이지로 ‘의식의 구석구석을 쓸어’주다 보면 뇌를 청소한 것처럼 잔걱정이 사라지게 됩니다. 내가 좋아하는 것, 내가 좋아하지 않는 것, 내가 원하는 것, 내가 별로 원하지 않는 것이 분리되어 일의 우선순위가 정해지는 것이죠. 뇌 용량이 확보된 만큼 높은 효율로 빠르게 일을 마쳐 저녁 휴식의 질이 좋아진다면, 아침에 할애한 45분이 아깝지 않을 거예요.
쓰는 중에
잘 쓰려고 하지 말기
사람은 일기장에도 거짓말을 쓴다고 하죠. 내가 원하는 모습으로 하루를 포장하고 싶은 마음이 불쑥 불쑥 들거든요. 모닝페이지에서는 멋지게 쓰고 싶은 마음을 내려놓고 오직 나 혼자 읽기 위해 쓴다고 생각해 보세요.
모닝페이지는 한편으로 완벽주의 강박에서 벗어나는 연습이기도 합니다. 빠르게 쓰다 보면 못생겨지는 글씨, 어디에도 보일 수 없는 내 못난 마음도 꾸준히 쌓이다 보면 완벽하진 않지만 괜찮다는 자신감이 생겨납니다. 내 못남을 견디는 연습은 일상을 견디는 힘이 되어줄 거예요.
쓸 말이 없어도 3쪽을 채우기
모닝페이지를 처음 쓸 때 가장 걱정되는 점은 ‘쓸 말이 없는데…’일 것입니다. 줄리아 카메론은 꿈 얘기, 친구와의 대화, 일 걱정, 불평불만, 남의 욕 등 뭐든 괜찮으니 무조건 세 쪽을 채우라고 합니다. 정 쓸 말이 없으면 ‘쓸 말이 하나도 없다’고 써도 됩니다. 그러고 나면 ‘내가 왜 쓸 말이 없을까?’하는 주제로 글이 이어질 수 있거든요. 헛소리만 늘어놓는 것처럼 느껴져도 세 쪽을 채우고 나면 마음이 홀가분해집니다. 불안과 걱정이 종이 위에 해소되기 때문에 모닝페이지는 불면증 완화에도 도움이 된다고 해요.
아직 어떻게 써야 할지 아리송하다고요? 에디터의 모닝페이지를 살짝 공개할 테니 참고해 보세요. 정말 아무 말이나 써도 괜찮아요.
요즘 자꾸 어딘가에 늦는 꿈을 꾼다. (사소한 꿈 얘기)
늘 마감기한에 맞춰 살다 보니 강박이 생겨서일까. (나의 무의식 바라보기)
오늘도 해치워야 하는 일들이 너무 많아서 어깨가 무겁다... (나의 상황과 감정)
그래도 다음 주에는 대부분 마감되니까 괜찮을 거다.
침착하게 잘 해낼 수 있을 것이다, 늘 그랬듯이. (자기 확언)
이번 바쁜 시기가 끝나고 나면 내 심지가 더 단단해질 수 있는 활동들을 많이 하고 싶다. 작년에 참여했던 독서모임 참 좋았는데… 다시 알아봐야지. (미래 계획)
쓰고 나서
일정 기간 후 다시 읽어보기
『아티스트 웨이』의 창조성 회복 프로그램은 12주로 진행되는데요. 12주간 작성한 모닝페이지를 다시 읽어보는 시간도 필요하다고 합니다. 12주가 너무 길다면 8주나 4주 간격의 회고부터 시작해 보세요. 과거에 내가 했던 생각을 돌아보며 지금 적용된 것, 혹은 앞으로 적용할 만한 것을 확인할 수 있을 겁니다. 정확한 시점을 알기 위해 모닝페이지에 꼭 날짜와 시간을 적어두기를 추천합니다.
모닝페이지 툴(Tool) 추천
타이핑할 때
사실 <아티스트 웨이>에서는 모닝페이지를 컴퓨터가 아닌 손글씨로 쓰라고 권합니다. 그럼에도 디지털 기기가 필요한 순간들이 있죠. 아침에 시간 내기가 어렵다면 출근길에 스마트폰으로 쓰거나, 사무실에 도착해 업무 전 컴퓨터로 빠르게 적어볼 수도 있어요. 무엇이든 우선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니까요!
노트에 쓸 때
모닝페이지는 A4 크기의 노트 세 쪽이 정석이지만 초심자에게는 조금 버거운 양일 수 있어요. A5, B6 크기의 노트로 시작해 보는 것도 좋습니다.
20세기의 가장 영향력 있는 영국 작가 중 하나인 체스터튼은 '집중하여 듣는 것과 그냥 들리는 것 사이에는 커다란 차이가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세상이 복잡해질수록 내면의 소리를 듣는 것이 중요할 테죠. 번잡함 속에서도 나만의 중심을 잡고 싶다면, 오늘 소개해 드린 모닝 페이지를 통해 스스로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만들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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