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과학으로 본 명상
‘나의 호흡, 감각, 생각에 온전히 집중하며 비로소 가벼워지는 몸과 마음. 파도에도 흔들림 없는 바위처럼 단단하고 평온해 보이는 명상가들.’
스티브 잡스, 오프라 윈프리, 마이클 조던 등 ‘명상’하면 함께 언급되는 유명인들이 있어요. 이들이 오랜 시간 명상으로 마음을 수련한 것이 성공의 요인이었다고 알려져 있죠. 스티브 잡스의 창의력과 리더십, 마이클 조던의 집중력을 이야기하며 명상의 힘을 강조한 책도 쉽게 찾아볼 수 있고요. 이외에도 굉장히 많은 사람이 명상을 하고 다양한 효과를 얻으면서, 명상과 뇌과학의 연관성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아지고 있는데요. 사실 명상의 효과는 이미 과학적으로 입증되었어요. 대략 50년 전부터 말이죠.
명상이란 정확히 어떤 걸까요? 명상을 할 때 우리 뇌는 어떻게 될까요? 몸의 구조와 움직임을 잘 알고 운동한다면 다치지 않고 원하는 부위에 ‘득근’할 수 있듯, 명상이란 어떤 것인지, 명상이 우리 뇌와 만나면 어떤 작용이 일어나는지 이해하고 수련한다면, 마음 근육을 더 견고하게 키울 수 있을 거예요.
명상이란 무엇인가 ’난 지금 아무 생각이 없다.’
샤워를 하다가 물줄기 속에서 멍하니 서 있던 적이 있나요? 그럴 때 우리는 아무 생각을 하지 않고 잠시 쉬었다고 느끼곤 하죠. 그런데 사실은 우리가 의식하지 못할 뿐 아주 많은 생각들이 스쳐 간다고 해요. 바쁜 현대 사회에서 ‘뇌의 휴식’이 강조되면서 뇌를 멈추는 연습으로 명상이 함께 언급되곤 하지만, 사실 명상은 생각을 멈추는 것이 아니에요.
명상은 자각이 살아있는 상태로 나 자신에 집중하는 것을 말해요. 샤워를 할 때 ‘아 따뜻하다.’하고 생각하는 것만이 아니라, 내 몸에 닿는 물의 온도, 몸에서 미끌거리는 거품을 느끼면서 내가 지금 이 감각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그대로 인지하는 거죠. 즉 내가 무엇을 보는지, 무엇을 감각하고 있는지,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 온전히 알아차리는 거예요. 외부로 뻗어있던 집중을 나로 가져오면서 나의 내면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힘을 기르는 과정이라 할 수 있어요. 때문에 꼭 가부좌를 하고 눈을 감는 것이 아니어도, 지금 나에게 온전히 집중한다면 그것 자체로 명상이 될 수 있어요.
오래 전부터 입증되어 온 명상의 과학적 효과
사실 명상에 대한 연구는 1975년부터 시작됐어요. 먼저 ‘허버트 벤슨’ 교수가 과학적으로 명상을 처음 연구한 걸로 알려져 있어요. 그는 실험을 통해 명상이 심장 박동률, 산소 섭취율 등을 낮추면서 이완, 휴식과 연관된 뇌파인 알파파를 증가시킨다는 걸 발견했어요. 우리는 전기장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지금도 알파파 세타파 감마파 등의 뇌파가 흐르고 있거든요. 보통 무언가에 극도로 몰입하거나 바쁘게 움직일 땐 뇌파가 각성된 상태로 굉장히 빠르게 움직이는 반면, 명상을 하며 내 몸에 주의를 기울이면서 호흡하면 뇌파가 가라앉으면서 평정심을 유지하게 된다고 해요.
Mindfulness, 들어보셨나요? 우울증, 불안장애 등 의료적 치료에 활용되는 명상
Mindfulness(마음챙김)라는 말, 들어보셨나요? 마음챙김은 최근 기업에서 임직원의 마음 건강을 위해, 병원에서도 환자의 심리 치료를 위해 도입하고 있는 명상법이에요. 그 뿌리는 1979년 존 카밧진 박사가 개발한 ‘MBSR’이라는 프로그램에 있어요. ‘Mindfulness Based Stress Reduction program’ 즉, 마음 챙김 명상을 기반으로 한 스트레스 완화 프로그램이에요.
미국에서는 오래전부터 대학병원, 종합병원에서 MBSR를 진행해 왔어요. MBSR에 대해 간단하게 말하자면, 판단하지 않고 지나치게 애쓰지 않고 자신의 호흡, 몸의 감각, 감정 등에 주의를 기울이며 자기 자신의 현재를 그대로 바라보는 연습을 하는 것이에요. 만성 통증 혹은 큰 병을 지닌 환자들에겐 우울증과 불안장애 같은 정신적 고통이 함께 찾아오곤 하는데요, 이런 환자들이 8주간 MBSR 정식 과정을 진행했을 때, 기존에 가지고 있던 정신 질환 증상이 완화되었다는 연구 결과가 있어요.
‘스티브 잡스의 놀라운 창의성 그리고 마이클 조던의 고도의 집중력’
이런 마음챙김의 효과는 뇌과학과 심리학 분야뿐 아니라 리더쉽 경영학 등의 다양한 측면에서도 꾸준히 연구되고 있어요. 명상의 효과를 봤다고 알려진 세계적 유명인들은 한 가지 공통점이 있어요. 어린 시절부터 정신적 고통을 받으며 자라왔다는 거예요. 명상을 통해 자기 자신의 현재에 집중하면서 과거의 상처와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부터 자유로워지고, 그 자유로움이 마음에 평정을 유지하게 하고, 평정심이 곧 자신감과 집중력, 창의적인 생각으로 이어진 것이죠.
명상, 어렵지 않아요. 일상에서 쉽게 할 수 있는 마음챙김 명상
명상이 우리 몸과 뇌에 이렇게나 다양하고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니! 그렇다면 안 할 이유가 없겠죠? 누구나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마음챙김 명상법을 소개할게요.
1.
방해받지 않고 온전히 평화를 느낄 수 있는 조용한 공간에 찾아갑니다. 그리고 몸의 긴장이 풀리고 이완될 때까지 잠시 휴식해요.
2.
꼭 가부좌를 틀지 않아도 돼요. 잠들지는 않을 정도의 적당히 편안한 자세를 유지합니다. 어깨를 위로 으쓱했다가 아래로 툭 내려놓으면 긴장되어 있던 상체를 이완하는 데 도움이 돼요.
3.
눈을 감은 채 코로 숨을 들이마셨다가 내뱉어요. 의식은 코끝에 집중합니다. 만약 코로 호흡하는 게 힘들다면 내쉬는 숨은 입으로 해도 좋아요.
4.
숨을 들이마시고 내쉴 때 코끝의 감각, 공기의 온도와 농도, 들썩거리는 어깨 등을 천천히 관찰해요. 다른 생각이 들거나 다른 소리에 집중된다면 알아차리고 다시 코끝으로 의식을 가져옵니다.
5.
명상 시간은 처음에는 5분~10분 정도로 하고, 익숙해진 후 조금씩 늘려가는 게 좋아요.
다양한 외부 자극 속에서 여러 가지 일을 수행하며 살아가는 우리에겐, 한 번에 한 가지 일, 자신에게만 집중하는 것 자체가 쉽지는 않을 거예요. 익숙하지 않으니까요. 오늘 알려드린 마음챙김 명상을 몸으로 익힌다면 걷고, 먹고, 말하는 등 일상생활에 명상을 접목할 수 있어요. 만약 매일 아침 직접 핸드드립 커피를 내려 마시는 사람이라면, 주전자에 물을 담고, 원두를 갈고, 커피 한 잔을 완성하기까지, 커피 향, 커피를 내리는 나의 감각 그리고 내가 이런 것을 느끼고 있음만을 온전히 느껴보는 거죠.
내가 좋아하는 사소한 일에 명상을 붙여보면 어떨까요? 걷기 명상, 차 명상, 식물에 물 주기 명상 등. 자신만의 명상법을 개발하고 명상의 과학적인 효과를 몸으로 직접 느껴봐요!
명상은 과학일까? 3줄 요약 zip
1. 명상은 생각을 멈추는 것이 아닌, 일어난 생각을 있는 그대로 알아차리고 현재로 주의를 옮겨 오는 것
2. 명상은 몸을 이완하며 뇌의 휴식을 돕는 ‘알파파’를 증가시키고 우울증, 불안장애 등의 회복을 돕는 등 과학에 기반한 마음 수련법
3. 커피 내리기, 산책, 식물에 물 주기 등 나만의 일상 루틴에 명상을 붙여보기
*명상 관련 내용은 명상가 김현경님의 자문과 도움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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